중앙종회의원 선거의 작은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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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종회의원 선거의 작은 반란
  • 운판(雲版)
  • 승인 2022.10.0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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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여진 합의 추대에 반기 든 교법사 진우스님
조계종의 선거는 사판 스님들에 대한 대중공사
대중스님들은 밀실야합을 거부해야

합의추대라는 탈을 쓴 밀실야합의 물결이 조계종단을 휩쓸고 있다. 이미 총무원장 선거에서부터 종단의 막후 실세들은 단일후보를 추대하여 총무원장 선거인단이라는 간선제 대의원조차 선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총무원을 견제하고 입법권을 행사하는 중앙종회 선거에서도 19개 교구본사에서 무투표 당선을 이루어냈다. 출마 의사가 있는 이들을 회유하고 겁박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속으로는 불복하더라도 혹여 실세가 짜놓은 판에 흠집을 냈다고 미움받을까 두려워 납작 숨죽이는 모양새다.

이러한 때에, 가장 중요한 직할교구에서 한 스님이 반기를 들었다. 동국대학교 교법사인 진우스님이다. 동국대 교법사 부당해고와 종단으로부터 제적징계를 당했던 스님은 최근 힘겨운 법정 송사 끝에 복직 판정과 승적 회복을 얻어냈다. 그 여세를 몰아 직할교구 중앙종회의원 선거에 기호3번으로 입후보했다. 서류 접수할 때 선거참관인이 없다며 반려당하기도 했다. 조계종 선거법에는 참관인을 '등록해야 한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 로 되어있지만 접수받지 않으려는 이유에서인지 참관인등록을 강제조항으로 요구했다. 결국 사형을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진우 스님은 “조계종의 선거는 사판 스님들에 대한 대중공사다.”라고 말하며 “투표 없는 합의추대는 삼보정재 관리와 포교활동 등에 대한 대중들의 경책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종단의 퇴행을 묵과할 수 없어 출마”했다고 밝혔다.

종단 실세의 미움을 받아 돈도 없고 세력도 없는 진우 스님은 문자메세지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진우스님은 출마공약을 다음과 같이 내세웠다.

1. 사부대중 위에 군림하며 조계종단을 다시 폭력집단으로 퇴행시킨 강남원장의 사적도당 ‘상월결사’의 폭주를 막아내겠습니다.

2. ‘은처승카르텔’에 장악된 동국대를 정화하여 청정 종립대학이 되도록 용맹정진하겠습니다.

3.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를 강남원장의 사조직으로 만들어버린 건학위원회를 해체하도록 용맹정진하겠습니다.

용감한 선거 구호에 오히려 주변에서 진우 스님의 신변을 걱정하기도 한다. 종단 실세를 향한 너무나 솔직한 스님의 문자홍보에 대해 격려와 지지 답문자도 쇄도하고 있다. 종단과 동국대학교를 걱정하며 18대 중앙종회의원 직할교구에 출마한 진우 스님의 도전이 본인이 말한 것처럼 “혼이 담긴 계란이 되어 바위를 깰 수 있는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직할교구 선거는 10월 13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조계사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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