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바랍니다, 교단자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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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바랍니다, 교단자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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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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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규 부장 복직을 환영합니다
총무원장은 종단의 법적대표자
총무원장은 종헌종법의 수호자
세상은 불교에게 위로와 희망을 찾습니다.
37대 총무원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

 

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바랍니다

 

박정규 부장 복직을 환영합니다

11월 1일, 조계종 민주노조의 박정규부장이 복직하여 처음 출근하는 날입니다. 37대 총무원의 전향적 복직 조치가 부당해고 당했던 노동자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습니다. 불통으로 일관했던 전임 집행부와는 확연하게 다른 행보입니다. 박정규부장에 대한 복직 결정은, 종단의 법적 대표권자로서 내린 의미있는 결단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당사자인 박정규부장의 복직을 환영하며, 불교시민사회와 더불어 기뻐합니다.

아쉬운 점은, 8.14 봉은사 집단폭행에 대한 이해와 인식입니다. 승려들에 의해 해고노동자 박정규부장이 폭행당한 이 사건에 대해 처음에는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라고 말했습니다. 10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밖에서 보기에 회피 내지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나 라는 의심도 가질 수 있겠으나 사회적, 법적으로 조율하고 있고, 선의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연합뉴스)고 말해 진전된 입장을 보였지만 폭행 가담자에 대한 명확한 조치가 없는 것은 여전합니다. 공중파 뉴스 영상으로 온국민을 경악하게 한 승려의 폭력성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 필요한 때입니다.

모든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길을 떠나라고 부처님이 말씀하셨듯, 이제 한달여가 조금 지난 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임기 4년도 중생의 아픔을 달래고 위로해주는 행보로 계속 이어지기를 축원 드립니다.

총무원장은 종단의 법적대표자

종단 기득권세력의 ‘추대’로 결정된 37대 총무원장 선거 과정을 보면서 불교시민사회는 우려가 컸습니다. 37대 당선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종단 실세의 뜻대로 움직이는 허수아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이른바 강남총무원장이라고 불리는 이가 현직 총무원장의 배후에서 종단의 대소사를 결정하고 인사를 좌지우지해왔습니다. 지난 36대 총무원은 물론 단명으로 끝난 35대 총무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급기야 36대 총무원장 스님은 스스로를 ‘바지저고리’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선출되지도 않았고 임명된 적도 없는 이가 막후에서 법적대표권자의 권한을 대신 행사해온 조계종단은 크게 병들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종단기구와 소임자들이 이른바 실세의 의중이 어떠한지 살피고, 실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지 안색을 눈치보는 일이 또다시 일어난다면 종단은 회생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종단의 법적대표자인 총무원장이 그러한 일을 반복한다면 자기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직무유기에 해당할 것이며 종도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실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종도들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는 37대 집행부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총무원장은 종헌종법의 수호자

조계종단은 종헌과 종법이 있습니다. 종단의 법적대표권자인 총무원장은 이 종헌종법을 지키고 수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역대 총무원장 스님 가운데 비난받는 이가 있다면 이 종헌 종법의 문란과 관련이 있습니다.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작동하는 자비가 바로 종헌종법의 문란입니다. 자기편이라고 해서 봐주고, 반대편이라고 해서 가혹하게 하는 당동벌이(黨同伐異)의 만연이 권력이 부패하는 증거입니다. 권력과의 친소(親疏)가 판단의 근거라면 종헌종법을 만들고 지키는 이유가 없어집니다.

바라건대 37대 진우 총무원장 스님 시절에는 종헌 종법이 엄정하게 지켜지고 억울한 일을 호소하는 이가 생겨나지 않게 되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세상은 불교에게 위로와 희망을 찾습니다

급감하는 불교인구라는 위기지표 속에서도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사람들은 여전히 불교를 호감가는 종교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생들은 불교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고 세상살이의 힘들고 어려움 속에서 위로받고자 합니다.

진우 총무원장 스님께서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중생의 아픔을 보듬고 평화와 행복을 위한 불교를 말씀하셨습니다. 세상과 중생들이 불교를 통해 얻고자 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는 화려한 언어적 수사가 아닐 것입니다. 말보다는 행동, 언어보다는 실천으로 불교는 대답해야 합니다.

한국불교의 전통을 온전히 계승하는 조계종단이 바른길을 가고자 하면 불교시민사회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호응해 올 것입니다. 가진 것이 적거나 동원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걱정하지 말고, 중생들을 감동시키지 못함은 없는지 반성할 때 진우 총무원장 스님이 걱정하시는 일들의 활로가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시대적 담론에서 벗어나 전환의 시대에 걸맞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취임사와 공약에서 명상힐링센터, 종합불교센터, 요양병원 등의 대형불사 추진에 중점을 두는 종단운영 지표는 토건중심의 성장, 성공, 성취 등 기존 패러다임을 답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인을 대거 초청한 취임법회는 대형불사에 국고지원을 바라는 정치적 메시지인 것 같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고지원의 확대와 종단자주화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도 정교유착의 전형으로 보일 것입니다.

37대 총무원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

조계종 총무원장의 의지는 인사에서 드러납니다. 제37대 총무원 집행부에 상월결사 주요 인사들이 전면배치 되었다는 세간의 평가는 걱정되는 바입니다. 이른바 강남원장의 친위대라 평가받는 상월결사 주요 인사들이 집행부의 주요 보직을 차지한 현 집행부의 면면을 볼 때 이전 총무원과 확연하게 달라지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갖게 합니다.

특히 상월결사 걷기순례의 종단사업화를 선언하고, 상월결사 걷기순례를 대표적인 명상프로그램으로 설정하겠다는 말씀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에 의해 낙점된 총무원장이라는 세간의 평에 확신을 주는 일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평화와 행복을 이야기하며 폭력에 둔감한 현재의 입장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합니다. 봉은사 앞에서 벌어진 폭력가담자들과 폭행 피해자가 엄존하는 불행의 현실을 외면한 평화와 행복은 허구적입니다. 앞으로 4년간 조계종단을 이끌어 가실 총무원장으로서 승려의 폭력성은 어떠한 경우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시어 불교를 걱정하는 사회의 우려를 잠재워주시기를 바랍니다.

불기 2556(2022)년 11월 1일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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