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센] 서소문 역사공원을 바로 세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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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투센] 서소문 역사공원을 바로 세우려면
  • 운판(雲版)
  • 승인 2020.01.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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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처형장은 가톨릭만의 것인가
가톨릭 서울대교구의 탐욕
정치 언론의 침묵 카르텔
국유지에 세금으로 지은 종교시설

조선시대 서소문 밖에 처형장이 있었다. 새남터와는 다른 곳이다. 고위 관리나 중요한 범죄자는 새남터에서, 일반 백성들은 서소문에서 형을 집행했다. 물론 사육신 중 하나인 성삼문이나 허균 같은 이도 서소문에서 처형당하기도 했으니 신분이 낮은 사람만 사형당한 곳은 아니다.

이곳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조선조 말 동학의 장수들이 이곳에서 처형당하고 효시당한 사진과 그림이 전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호남에서 거병했던 동학의 김개남 장군은 처형당해 머리만 소금에 절여져 한양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형당한 다른 이들과 함께 효시되었다. 민초들의 꿈이 처절하게 좌절당한 역사의 땅이다.

그런데 이곳이 난데없이 가톨릭 성지가 되었다. 가톨릭 박해 때에 많은 신자들이 이곳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일을 오랜 시간 치밀하게 준비하여 중구청을 내세워 사업 주관처로 가톨릭 서울대교구를 위탁하게 하고 공사비 5백여억 원을 국비와 지방비로 충당하였다. 시가 1천억 원이 넘는 땅도 국유지이니 가톨릭 서울대교구는 나라 땅에 국민 세금으로 자신들의 종교시설을 지은 셈이 되었다. 물론 자신들도 너무 억지스러운 것을 아는지 이름은 ‘서소문 역사공원’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지금 그곳에 들어선 건축물은 누가 보아도 가톨릭 종교시설이다. 이름과 달리 전시물들은 역사적으로 올바르지 못하고 공공에게 열려있지 못한, 특히 타종교에 배타적인 공간이 되었다.

그럼 이곳에서 처형당한 다른 사람들은? 서소문 인근에 살던 민초들의 삶은? 특히 동학의 후손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천도교가 발끈했다. 시민사회와 더불어 문제제기를 했지만 한국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세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가톨릭 서울대교구는 이의제기에 침묵했고 문의는 이리저리 돌려보내기 바빴다. 한마디로 오만했다. 그러는 동안 예산은 집행되고 건축은 완료되었다.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대해 가톨릭 내부의 양심있는 신자들 조차 부끄러워하고 있다. 어긋난 이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아가 가톨릭만의 문제일까? 불교나 개신교에는 이와 같은 일들이 없는가? 살펴서 반성해야 할 일이다.

종교투명성센터가 주최한 2020년 종교와 재정 좌담회. 문화살롱 기룬에서 1월 29일 열렸다. 종교투명성센터의 김집중 사무총장이 사회와 발표(종교문화시설 국고지원현황)를 맡았고, 김유철 경남민언련 이사(가톨릭에서 본 서소문공원), 성강현 동의대학교 교수(동학에서 본 서소문공원), 이찬구 민족종교협의회 이사(제3의 입장에서 본 서소문공원), 채길순 명지대학교 교수(서소문공원 성지화과정)가 주제발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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