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과 조계종 화해 발표에 환영 논평, 교단자정센터

진정한 ‘화쟁’은 철저한 과거 청산과 성찰 위에서만 가능 ‘자승 시대의 어두운 유산’을 완전히 청산해야 금권선거와 매관매직,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배제, 94개혁정신의 훼손

2026-02-06     운판(雲版)
2017년

 

교단자정센터(원장 박법수)는 2월 6일, 명진스님 소송과 관련해서 조계종단의 상고 포기와 화해 의지를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자정센터는 논평문에서 “한국 불교를 병들게 했던 ‘자승 시대의 어두운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고, 청정 승가를 향한 새로운 불교 개혁의 신호탄이 되어야 함을 엄중히 선언한다. 지금 조계종 앞에는 여전히 ‘자승 전 총무원장의 시대가 남긴 과오’가 거대한 산처럼 가로놓여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금권 선거와 매관매직의 관행이다. 자승 시대는 돈과 자리를 미끼로 종단 정치를 타락시켰다. 두 번째는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배제다. 명진 스님 외에도 수많은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단지 ‘다름’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징계받고 쫓겨났다. 세 번째는 1994년 개혁 정신의 훼손이다. 특히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재심 복권 파동은 자승 체제가 94년 개혁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구체제와 야합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면서 “그가 구축해 놓은 기형적인 권력 구조와 ‘자승 키즈’들이 여전히 종단의 요직을 장악하고 호가호위한다면, 제2, 제3의 명진 스님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자정센터는 자승 시대의 과오를 청산하는 첫 번째 실천으로 대사면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동시에 지난해 10월 27일 김제 금산사 전_현직주지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을 전북경찰청에 고발했고, 2월 4일 불국사 주지 선거 과정에서 일어나 공금 횡령 의혹 사안을 경주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한 것을 상기시켰다. 조계종 총무원이 교구본사 주지급(일반 사회에서 도지사급)부정부패행위에 솜털조사, 솜방망이 처벌 하려는 움직임에 종교시민단체가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자정센터는 차기 총무원장,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총장 선거 등에 공익제보 상담, 공익제보자 보호 등 조계종 공명선거 모니터링 활동을 추진할 것을 다짐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논평문]

명진 스님 징계 무효 확정, ‘자승 시대’의 어둠을 걷어내고 한국 불교의 새 아침을 열자

- 조계종단의 상고 포기와 화해의지를 환영하며,

진정한 ‘화쟁’은 철저한 과거 청산과 성찰 위에서만 가능함을 천명한다 -

 

1. 10년의 인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결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으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오늘, 지난 10여 년간 한국 불교계를 짓눌러왔던 거대한 억압의 사슬 하나가 끊어지는 역사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하 종단)이 명진 스님(한기중)에 대한 제적 징계가 무효임을 확인한 서울고등법원의 2심 판결(2025나208084)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017년 자승 전 총무원장 체제 하에서 자행되었던 명진 스님에 대한 부당한 승적 박탈 징계는 법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원천 무효’임이 최종 확정되었다.

우리는 종단 집행부가 "더 이상의 대립을 멈추고 화합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상고를 포기하고 명진 스님과 화해의 뜻을 모은 것에 대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으나 종단의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첫걸음이자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하며 적극 환영한다.

그러나 이것은 끝이 아니다. 법원의 판결은 명진 스님 개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을 뿐, 그 징계가 가능하게 만들었던 당시의 비민주적인 종단 권력 구조와 병폐까지 치유해 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의 종결이 단순한 법적 다툼의 마무리가 아니라, 지난 10년간 한국 불교를 병들게 했던 ‘자승 시대의 어두운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고, 청정 승가를 향한 새로운 불교 개혁의 신호탄이 되어야 함을 엄중히 선언한다.

2. 사건의 재구성 : 자승 시대의 폭주와 징계의 부당성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명진 스님은 왜 징계를 받아야 했는가? 그리고 그 징계의 칼날을 휘두른 자들은 누구였는가? 지난 2017년 4월, 당시 자승 총무원장 체제의 조계종은 명진 스님을 승적에서 제적(除籍)했다. 겉으로 내세운 징계 사유는 ‘종단에 대한 비방’과 ‘종무 집행 방해’ 등이었으나, 그 실체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었다. 명진 스님은 봉은사 주지 재임 시절부터 자승 전 총무원장의 종단 사유화, 금권 선거 의혹, 그리고 권승(權僧)들의 야합을 끊임없이 비판해 온 대표적인 ‘쓴소리’였다. 당시 자승 체제는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을 가차 없이 제거했다. 비판적인 언론에는 ‘해종 언론’이라는 낙인을 찍어 출입을 금지했고, 바른 말을 하는 스님들에게는 ‘해종 행위자’라는 멍에를 씌워 승복을 벗겼다. 명진 스님의 제적은 이러한 공포 통치의 정점이었다. 당시의 징계는 율장(律藏)에 근거한 여법한 치리가 아니라, 권력에 취한 집단이 휘두른 폭력이었다.

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이러한 종단의 행위가 위법했음을 명확히 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는 징계 절차의 중대한 하자는 물론, 징계 사유 자체가 실체가 없거나 징계권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임을 인정했다. 특히 일부 언론이 제기했던 ‘은인표와의 500억 이면 계약설’ 등이 허위임이 이미 관련 소송(2019다208984 정정보도 청구 등)에서 밝혀졌음에도, 종단이 이를 징계의 구실로 삼았던 점은 당시 집행부가 얼마나 악의적으로 한 수행자를 매장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결국, 명진 스님의 10년 투쟁은 개인의 억울함을 푸는 과정을 넘어,‘승가는 사유물이 아니며, 비판의 자유는 봉쇄될 수 없다’는 진리를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법원의 판결은 “종단 권력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의와 상식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준엄한 경종을 울린 것이다.

3. 진정한 화해의 조건: ‘자승의 유산’을 넘어

종단이 상고를 포기함으로써 법적인 분쟁은 종식되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화합’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한다. 상처는 꿰맨다고 낫는 것이 아니라, 곪은 환부를 도려내야 새 살이 돋기 때문이다. 지금 조계종 앞에는 여전히 ‘자승 전 총무원장의 시대가 남긴 과오’가 거대한 산처럼 가로놓여 있다.

첫째, 금권 선거와 매관매직의 관행이다. 자승 시대는 돈과 자리를 미끼로 종단 정치를 타락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둘째,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배제다. 명진 스님 외에도 수많은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단지 ‘다름’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징계받고 쫓겨났다.

셋째, 1994년 개혁 정신의 훼손이다. 특히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재심 복권 파동은 자승 체제가 94년 개혁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구체제와 야합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이러한 시스템과 인적 적폐가 여전히 종단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는 한, 명진 스님과의 화해는 미완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화쟁(和諍)은 과거를 덮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참회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를 고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침묵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 자승 전 원장의 갑작스러운 입적 이후, 종단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침묵하고 있다. 그가 구축해 놓은 기형적인 권력 구조와 ‘자승 키즈’들이 여전히 종단의 요직을 장악하고 호가호위한다면, 제2, 제3의 명진 스님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4. 결론: 새로운 불교를 향한 제언과 동참 촉구

이에 교단자정센터는 명진 스님 징계 무효 확정을 환영하며, 종단과 사부대중에게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종단 집행부는 명진 스님에 대한 실질적인 명예회복 조치를 이행하라.

단순히 소송을 취하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과거 종단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배포했던 명진 스님에 대한 비방 문서들을 폐기하고, 종단 기관지 등을 통해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 그것이 수행자로서의 위의를 지키는 길이다.

하나, 과거 부당하게 징계받은 스님과 재가자들에 대한 전수 조사 및 대사면을 단행하라. 자승 체제 하에서 ‘해종 행위자’로 몰려 억울하게 징계를 받거나 종단 밖으로 밀려난 이들이 명진 스님 한 분뿐이겠는가. 종단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가칭)’를 설치하여 지난 10여 년간의 징계 남발 실태를 조사하고, 부당한 징계 피해자들을 구제하여 진정한 승가 화합의 대문을 열어야 한다.

하나, 사부대중은 다시 깨어있는 ‘시민 불교’의 길로 나아가자.

명진 스님의 승리는 깨어있는 촛불 불자들과 시민사회의 연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보았다. 권력이 아무리 강고해도, 정의를 향한 대중의 열망을 꺾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 이제 우리는 이 승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불교가 소수의 권승들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고통받는 중생과 함께하는 ‘참종교’로 거듭나도록 감시와 참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10년의 갈등과 반목을 끝내고 맞이한 이번 화해의 국면이, 단순히 봉합된 상처로 남을지 아니면 한국 불교가 환골탈태하는 기적의 씨앗이 될지는 오직 우리 모두의 실천에 달려 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깃발은 내려지지 않았다. 거짓을 깨뜨리고 바른 것을 드러내는 그 길을, 우리는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2월 6일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