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직선제 좌담회

종단 개혁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매관매직, 매표, 야합이 간선제의 폐해 기초수급자 되는 것이 꿈인 참혹한 현실

2025-08-08     운판(雲版)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무원장 선출 제도를 둘러싼 오랜 논쟁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공개 좌담회가 8월 5일 불교환경연대 교육장에서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추진본부(준비위원 현각 해관 광전 스님)에서 주최한 실천불교승가회 전 의장 퇴휴스님, 비구니 선엽스님, 교원대 박병기 교수, 신대승네트워크 정성운 대표가 참석해 총무원장 직선제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펼쳤다. 좌담회 사회는 광전 스님이 맡았다.

토론의 첫 번째 의제는 '총무원장 선출 제도의 역사와 구조적 문제'였다. 참석자들은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직선제 여론이 높았으나 원로회의에서 부결된 이후,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각 교구본사 선거인단 10명 등 총 321명의 선거인단이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간선제가 절충안으로 만들어져 약 30년간 유지되어 왔다고 짚었다. 이 간선제는 '매관매직(賣官賣職)', '매표(買票)', '야합(野合)'과 같은 민망한 현실을 낳았으며, 권력 카르텔 구축에 용이한 제도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 결과 대중의 공의가 반영되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고, 이는 종단에 대한 불신과 냉소, 인재 등용의 저해로 이어졌다. 간선제 아래서는 종단 기구 간의 견제와 균형이 무력화되고, 특정인의 전횡과 나눠먹기식 인사가 만연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총무원의 호법부가 조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하고, 총무부가 인사권과 국가 지원금을 통치 자금 및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소수 권력에 의한 통제 불능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소수 권력자의 무원칙한 인사, 징계, 재정 독점권 등이 간선제를 통해 가능해지면서, 대중은 소외되고 그들의 뜻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논의되어 온 것이 '총무원장 직선제'다. 직선제로 종도들의 참종권이 보장될 때 종단과 종도가 화합하고, 불교의 근본 정신인 평등한 승가 구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보았다. 참석자들은 과거 십여 년 전에도 종도들의 80% 이상이 직선제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으나 무산되었음을 언급하며, 이제는 더욱 나은 선거 제도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박병기 교수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조계종이 지속 가능한 종단으로 나아가고 시대정신을 담아낼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참여하지 않는 단체는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모든 구성원이 똑같은 권한과 책임을 갖는 보편성과 함께 투명성, 객관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직선제는 고대 승가 전통에 내재된 민주주의 정신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아테네 민주주의가 성인 남성에 국한된 반면, 고대 승가 공동체는 모든 계급과 성별의 구성원이 평등하게 참여했으며, 이는 서양 민주주의보다 앞선 대단한 전통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직선제를 반대하는 이들의 '갈등과 분열' 우려에 대해서는, 이는 기득권층의 의견일 수 있으며, 불교 정신인 '갈마 정신'에 따라 논제가 성숙될 때까지 끝없이 노력하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의 참여권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선엽 스님은 현재 비구니 스님들이 종단 정치 세력과 비슷한 양상을 띠는 비구니 회의에서도 계파와 라인이 형성되는 등 세속보다 못한 현실에 놓여 있으며, 생계 곤란으로 환속하거나 입적해도 행적조차 알 수 없는 등 방치되어 있다고 고백했다. 또한 비구니라는 이유로 명장 신청을 거절당하는 등 양성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현실을 지적하며,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복지, 주거, 의료, 수행권 확립 등을 위해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직선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완벽한 제도는 아닐지라도, 권력의 독점과 불신을 해소하고 대중의 뜻을 반영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모바일 투표와 같은 현대 기술을 활용하면 직선제 시행의 기술적인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박병기교수는 대학 총장선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는 방식을 소개하며, 조계종단에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직선제는 종단이 대중을 소외시키지 않고, 모든 승려가 동등한 책임감과 의식을 갖고 참여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교법사 진우 스님은 질의를 통해, 현재 논의되는 직선제는 출가2부중만의 참여를 전제한다며, 종교 대표자가 아니라 단순히 사판대표를 뽑는 일이라면 사부대중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퇴휴스님은 사부대중 참여에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발언했으나 현각 스님은 직선제가 이제 발걸음을 시작하려 하는데 의제 확산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이때 직선제에 대한 열띤 관심과 토론을 확산해나가자며 직선제 추진본부는 종도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